주식 옵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궁금했던 적 있으신가요. 블랙-숄즈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는 옵션 가격을 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었습니다. 투자자마다 다른 기준으로 가격을 불렀고,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웠습니다.
1973년 피셔 블랙과 마이런 숄즈가 발표한 논문이 이걸 바꿨습니다. 열역학에서 입자의 확산을 설명하는 수식이 주가 변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걸 발견한 거예요. 물리학 방정식이 금융 시장의 가격을 결정하는 도구가 됐습니다. 어떻게 작동하는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옵션이란 무엇인가
옵션은 미리 정해진 가격에 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의무는 없고 권리만 있습니다. 콜옵션은 살 수 있는 권리, 풋옵션은 팔 수 있는 권리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10만원인 주식을 3개월 후에 11만원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을 1000원에 샀다고 해봅니다. 3개월 후 주가가 13만원이 되면 옵션을 행사해서 11만원에 사고 13만원에 팔면 2만원 이익입니다. 옵션 비용 1000원을 빼면 1만9000원 수익입니다. 반대로 주가가 9만원이 되면 옵션을 포기하면 됩니다. 손실은 옵션 비용 1000원뿐입니다.
여기서 수학적 문제가 생깁니다. 미래 주가를 모르는데 지금 이 옵션의 적정 가격이 1000원인지 어떻게 알까요. 블랙-숄즈 이전에는 이걸 객관적으로 계산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주가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기하 브라운 운동
블랙-숄즈 모델의 핵심 가정은 주가가 기하 브라운 운동(GBM)을 따른다는 겁니다. 주가의 변화율이 정규분포를 따르고, 시간이 지날수록 변동 범위가 확산된다는 가정입니다.
수식으로 쓰면 dS = μS dt + σS dW입니다. S는 주가, μ는 평균 수익률, σ는 변동성, dW는 무작위 충격입니다. 주가 변화가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는 뜻입니다. 예측 가능한 추세(μS dt)와 예측 불가능한 무작위 충격(σS dW)입니다.
이 가정이 중요한 이유는 주가를 로그 정규분포로 다룰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주가는 음수가 될 수 없는데, 로그 정규분포는 항상 양수입니다. 현실과 맞습니다. 이 가정 덕분에 확률론을 이용해 미래 주가 분포를 계산할 수 있게 됩니다.
블랙-숄즈 방정식과 열방정식의 연결
블랙과 숄즈가 발견한 건 옵션 가격 V가 만족해야 하는 편미분방정식입니다.
이 방정식이 물리학의 열방정식과 수학적으로 같은 구조라는 게 이 모델의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열방정식은 금속 막대에서 열이 시간에 따라 퍼져나가는 걸 설명하는 수식입니다. 변수 치환을 하면 블랙-숄즈 방정식이 열방정식으로 변환됩니다.
덕분에 열방정식의 풀이 방법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었습니다. 물리학자들이 수십 년 전에 풀어놓은 방정식이 금융 옵션 가격 계산에 바로 적용된 겁니다. 학문 간 경계를 넘은 연결이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낸 사례입니다.
블랙-숄즈 공식의 5가지 변수
열방정식 풀이를 적용하면 콜옵션 가격 C를 직접 계산하는 공식이 나옵니다.
d₁ = [ln(S/K) + (r + σ²/2)T] / (σ√T)
d₂ = d₁ - σ√T
N()은 표준 정규분포의 누적 분포 함수입니다. 이 공식에 들어가는 5가지 변수가 옵션 가격을 결정합니다.
| 변수 | 의미 | 콜옵션 가격 영향 |
|---|---|---|
| S (현재 주가) | 지금 주가 | 높을수록 가격 상승 |
| K (행사가격) | 미리 정한 매수 가격 | 높을수록 가격 하락 |
| T (잔존 기간) | 만기까지 남은 시간 | 길수록 가격 상승 |
| σ (변동성) | 주가 변동의 표준편차 | 높을수록 가격 상승 (가장 중요) |
| r (무위험 이자율) | 현금의 시간 가치 | 높을수록 소폭 상승 |
실제 숫자로 옵션 가격 계산해보기
실제 숫자를 넣어서 계산해 보겠습니다. S = 100, K = 100, T = 1년, r = 5%, σ = 20%로 설정합니다. 행사가격과 현재 주가가 같고 잔존 기간이 1년인 콜옵션입니다.
d₁ = [ln(100/100) + (0.05 + 0.04/2) × 1] / (0.2 × 1)
= [0 + 0.07] / 0.2 = 0.35
d₂ 계산
d₂ = 0.35 - 0.2 × 1 = 0.15
N(d₁), N(d₂) 조회
N(0.35) ≈ 0.6368
N(0.15) ≈ 0.5596
콜옵션 가격 C
C = 100 × 0.6368 - 100 × e^(-0.05) × 0.5596
= 63.68 - 100 × 0.9512 × 0.5596
= 63.68 - 53.22 = 10.46
콜옵션의 적정 가격이 약 10.46원으로 나왔습니다.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같은데 왜 옵션 가격이 0이 아닐까요. 잔존 기간 1년 동안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기간 동안의 불확실성이 옵션에 가치를 부여합니다. 변동성 σ가 클수록 이 불확실성이 커지고 옵션 가격도 높아집니다.
델타 헤징: 위험을 없애는 방법
블랙-숄즈 모델에서 델타(Δ)는 주가가 1원 변할 때 옵션 가격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냅니다. 콜옵션의 델타는 N(d₁)입니다. 위 예시에서 Δ = N(0.35) ≈ 0.637입니다.
델타가 0.637이라는 건 주가가 1원 오르면 옵션 가격이 0.637원 오른다는 뜻입니다. 이걸 이용하면 위험을 없앨 수 있습니다. 콜옵션 1개를 팔고 주식 0.637주를 사면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포트폴리오 가치 변화가 0이 됩니다.
파이썬으로 직접 델타를 계산하면서 주가가 변할 때마다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봤는데, 요동치던 손익이 실제로 평평하게 유지되는 걸 보고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론이 실제로 작동하는 걸 눈으로 확인한 경험이었어요. 이걸 다이나믹 헤징이라고 합니다.
블랙-숄즈 모델의 한계
이 모델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몇 가지 현실과 맞지 않는 가정이 있습니다. 변동성 σ가 시간에 따라 일정하다고 가정하는데, 실제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급락 상황에서는 정규분포가 가정하는 것보다 훨씬 큰 변동이 발생합니다. 이를 팻 테일 문제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블랙-숄즈 모델은 금융 공학의 출발점입니다. 이 모델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확률적 변동성 모델, 점프 확산 모델 같은 더 정교한 모델들이 나왔습니다. 모두 블랙-숄즈를 기반으로 확장한 겁니다. 숄즈는 이 연구로 1997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블랙은 수상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물리학 방정식이 금융 시장에 적용됐다는 것, 그리고 그게 실제로 수십 년간 파생상품 시장의 표준이 됐다는 게 수학이 가진 범용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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